[my essay] 어금니가 뚝!
작은 숨 한 번 들이켜 본다.
남편이 엊그제, 딱딱한 음식을 먹다가
어금니가 뚝 부러졌다
자세히 보니,
뿌리와 연결부분이 삭아서
뿌러져 버린 것이다.
벌써 이것이 세번째이다.
맨처음은 치아가 상해서
임플란트를 시작한 남편.
그 뒤로는,
예전에 상한 이를 치료했던 것이
딱딱한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하나씩 똑 부러지기 시작한 것이
이번에 세번째이다.
남편은, 상실감을 느낀다하였다.
그래서 어제는 하루종일 좀 우울했다고 한다.
자기의 어금니, 반평생을 지켜오고,
존재감 없이 사용해 왔던 어금니들...
이제, 긴 세월 속에 자기의 몫을 다하고
하나씩 사라져감이 좀 서글픈가??
아직, 나의 치아가 다 있는 나로서는 그 상실감을
온전히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이해해 보려고 하는 중이다.
무슨 한가지 사건이 일어나면,
그 뒤로 수습해야 하는 일들이 연결된다.
이번 치아 사건도, 임플란트라는 일과 연결되고,
결국 그것은 시간의 투자와 물질적 투자가 함께
어우러져야 함을 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생각하지도 않은 영역에서
시간적인, 물질적인 일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런데, 이 모든 일들 속에서
그 어느 것보다도,
내 마음을 지키는 것이 중요함을 보게된다.
결국, 나이들수록 잃어가게 될 건강이나
여러가지 상황속에서
그 어떠한 일이 발생하더라고
나 스스로를 지키고,
내게 주어진 사람들을
함께 지켜 줄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함을 느낀다.
비행기에서 사고가 생길 때
산소마스크를 어른이 먼저 착용한 후에,
아이를 착용시키는 것과
같은 원리일 수도 있다.
먼저 내가
정신적, 신체적, 영적으로 건강했을 때,
넉넉한 마음으로 나를 지키고,
너를 지키고, 우리를 지킬 수 있으리라
남편은
같은 위치의 윗 어금니가 양쪽 다 없다
하나는 임플란트를 진행 중이고
하나는 막 부러진 곳이다.
이제 다른 치아로 음식을 씹으니,
또 다른 치아가 아프다하다.
헐
산중 산이다
잘 치료하여, 더 이상 다른 치아까지
악영향이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 개인적 바람이
봄바람처럼 살며시 다가온다